첫번째 퇴사, 그리고 새로운 시작

작년 연말에 한 해에 대한 회고를 남겼는데, 벌써 10개월이 지났다.
그 사이 나는 첫 직장을 퇴사하고 두 번째 직장으로의 출근을 시작했다.
2019년 12월 30일 입사와 2022년 8월 31일 퇴사를 끝으로 첫 번째 회사를 정리했다. 누구나 처음은 기억에 오래 남고 소중한 것이기에 내 첫 직장도 조금은 소중하다. 좋은 선배들을 만났고 내가 원하는 일을 찾을 수 있었다.
그래서 아쉽지만 더 성장하기 위해서 퇴사라는 결정을 했고 두 달여의 시간 동안 재충전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
주변 지인들은 여행을 가거나 무언가 특별한 일을 하기를 바라셨던 것 같지만, 나는 집과 헬스장 가끔 카페를 오가며 내 생활 반경에서 크게 동떨어지는 무언가를 하지는 않았다.
회사를 다니면서 읽지 못했던 책들을 읽었고 낮까지 늘어지게 누워서 밀린 드라마를 보기도 했고 공부가 하고 싶어지면 공부를 하고 블로그에 포스팅도 했다. 특별하지는 않지만 오롯이 홀로 사색하는 시간을 보냈고 앞으로 내가 해내고 싶은 것들에 대해서도 고민해보았다.
괜찮은 회사가 보이면 이력서를 넣고 서류 불합격도 경험하고 과제를 제출하고 면접을 보고. 처음으로 취업준비라는 것을 해보았다. 가끔은 불안하기도 하고 또 가끔은 기대하기도 하고 그런 시간들을 보냈고 최종적으로 결정을 해야 하는 순간들이 나에게 찾아왔다.
물론 새로운 회사에 입사를 하고 일을 하면서 부딪혀야 정확하게 알 수 있겠지만, 그 많은 회사들 중에 가장 내 촉이 따라가고 싶은 곳을 선택했다. 어떤 사람한테는 연봉이 1순위 일 수도 있고 복지가 1순위 일 수도 있고 누구나 다양한 기준으로 직장을 선택하겠지만, 이번에 내가 한 결정은 '내가 정말 해보고 싶은 일이 많을 것 같은 곳'. 그리고 '정말 하나의 분야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 같은 곳'을 중점적으로 보았다.
다음 회고를 작성할 때 쯤, 내가 한 선택에 대해서 어떤 평가를 스스로 할지는 모르겠다.
다만 지금은 내가 더더욱 개발자로 성장할 수 있는 것에 대한 기대감이 큰 것 같다. 
10월 중순 쯤, 약간의 불안함이 나를 찾아왔을 때 엄마랑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나는 불안이라는 감정에 크게 흔들리고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이라 불안함이 찾아오면 급격하게 쫄보가 되는데, 이런 나의 고민을 엄마는 "배부른 고민"이라는 단어로 일축시키셨다. 

불안이 찾아오지 못할 만큼 치열하게 살고 안에서 곪아 터지지 말고 밖에서 깨지고 다치라고.
너 스스로 자신이 없다는 그 고민은 그만큼 나태하게 지내고 있는 너의 배부른 고민이라고.

너무 맞는 말이라. 상처가 되기보다 오히려 자극제가 되었던 것 같다. 그래서 더 치열하게 살 수 있는 곳으로 결정했고 정말 더 치열하게 살아볼 작정이다. 주니어답게.
그래서 어찌보면 나에게 있어 퇴사라는 첫 번째 도전은 나름대로 성장의 기회를 열었다는 점에서 성공이라고 보아도 되지 않을까...